머리를 감는 사이 욕실 바닥이 얕은 웅덩이가 되고 세면대에는 아침에 쓴 물이 아직 남아 있다면, 집에 있는 무엇으로든 배수구를 쑤셔 보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욕실 배수구에 관해서는 잘못 알려진 이야기가 유난히 많습니다. 전주에는 투숙객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는 한옥 숙박업소와 게스트하우스가 많고, 아파트와 오래된 주택 욕실까지 사정이 제각각입니다. 욕실 바닥과 세면대 배수구를 두고 흔히 하는 오해를 정리했습니다.
거름망이 있으니 머리카락은 다 걸러진다는 생각
거름망은 굵은 뭉치만 붙잡고, 가는 머리카락은 틈새로 빠져나가 트랩 아래에서 비누 때와 엉깁니다. 이 뭉치가 자라면서 물길을 조금씩 좁힙니다. 숙박업소 객실은 여러 사람이 짧은 간격으로 샤워를 하니 이 속도가 훨씬 빠르고, 면봉이나 화장솜이 함께 걸리면 금세 물이 멈춥니다. 거름망 위가 깨끗해 보여도 물이 느리다면 그 아래를 봐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빠지니 괜찮다는 생각
샤워를 마치고 몇 분 뒤에 물이 다 빠진다면 아직 견딜 만하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물이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은 트랩이나 그 너머 관이 이미 꽤 좁아졌다는 신호입니다. 이 무렵에는 가까운 뭉치만 걷어 내면 되어 작업이 가볍지만, 완전히 막힐 때까지 두면 관 깊은 곳까지 다뤄야 합니다. 객실 욕실이라면 투숙객이 불편을 말하기 전에 손보는 편이 영업에도 낫습니다.
철사 옷걸이로 쑤시면 금방 뚫린다는 생각
옷걸이를 펴서 밀어 넣으면 끝에 걸린 머리카락 몇 가닥이 딸려 나와 뚫린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뭉치를 더 안쪽으로 밀어 넣고 관 벽에 긁힌 자국을 남깁니다. 한옥에 욕실을 새로 들인 건물은 관이 꺾이는 자리가 많아 철사가 걸려 빠지지 않는 일도 생깁니다. 끝이 관 속에서 부러지기라도 하면 그 조각이 새 걸림돌이 되어 머리카락을 더 빨리 모읍니다. 손이 닿는 트랩 안의 머리카락을 걷어 내는 데서 멈추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락스를 부어 두면 머리카락이 녹아 없어진다는 생각
락스는 냄새와 얼룩을 잠시 가려 줄 뿐, 엉킨 머리카락과 비누 막을 풀어 주지는 못합니다. 효과가 없다고 다른 세정제를 이어 부으면 좁은 욕실에 독한 기체가 찰 수 있습니다. 이미 무언가를 부으셨다면 그 제품 통을 욕실 앞에 꺼내 놓아 주십시오. 성분을 읽어 본 뒤에야 배수구에 장비를 넣습니다. 숙박업소라면 청소 담당자가 바뀔 때 막힌 배수구에는 아무것도 붓지 않는다는 원칙을 함께 넘겨주십시오.
냄새가 나면 반드시 막힌 것이라는 생각
배수구 아래 꺾인 구간에는 물이 조금 고여 냄새를 막아 줍니다. 오래 비워 둔 객실이나 잘 쓰지 않는 작은 욕실은 이 물이 말라 막힘 없이도 냄새가 올라옵니다. 이럴 때는 물을 한 바가지 부어 두는 것만으로 나아지기도 합니다. 손님이 뜸한 철에 오래 닫아 두었던 객실은 다시 문을 열기 전에 이 물부터 채워 두시면 좋습니다. 물을 채운 뒤에도 하루이틀 사이 냄새가 돌아오면 관 벽에 쌓인 찌꺼기가 원인이니 그때 점검을 받으시면 됩니다.
바닥 물만 빠지면 세면대는 따로 봐도 된다는 생각
세면대 관과 바닥 배수구가 바닥 밑에서 한 관으로 이어지는 욕실이 있어서, 한쪽이 느려지면 다른 쪽도 곧 따라 느려지곤 합니다. 그래서 막힌 위치를 확인할 때는 두 곳에 차례로 물을 흘려 어디서 멈추는지 봅니다. 트랩 바로 밑에 엉킨 머리카락은 스프링 끝에 감아 꺼내고, 딱딱해진 비누 찌꺼기는 플렉스샤프트를 돌려 갈아 냅니다. 관 벽에 때가 겹겹이 앉았다면 고압세척으로 씻어 내고, 같은 자리가 되풀이되면 내시경으로 안쪽을 들여다봅니다. 금액은 시작 전에 정해 드린 것에서 달라지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게스트하우스 객실 몇 곳이 한꺼번에 느려졌습니다
객실마다 관을 이어 붙인 건물이라면 객실 배수구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쓰는 관이 좁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느 객실에서 물을 쓸 때 어느 방 배수구에서 소리가 나는지 적어 두시면 막힌 구간을 빨리 좁힐 수 있습니다.
투숙객이 머무는 동안에도 작업할 수 있나요?
트랩 가까운 뭉치는 짧게 끝나기도 하지만, 관 깊은 곳을 다루는 일은 물소리와 장비 소리가 납니다. 퇴실 뒤나 객실이 비는 시간을 알려 주시면 그에 맞춰 찾아가고, 밤과 주말에도 출동합니다.
세면대 마개 아래만 닦으면 되지 않나요?
마개 아래 고리에 감긴 머리카락은 직접 빼셔도 됩니다. 그런데도 물이 더디다면 벽 쪽 관에 비누 때가 쌓였다는 뜻이니, 그때는 장비로 안쪽을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